[센터 방문/실습 후기] 외과적 관점에서 본 성별 확정 수술 > 참여게시판

본문 바로가기

참여게시판

CONNECT

참여게시판

[센터 방문/실습 후기] 외과적 관점에서 본 성별 확정 수술

2024-08-13 12:32

페이지 정보

본문

강동성심병원의 lgbtq+ 센터에서는 성형외과 김결희 교수님이 집도의로 성별 확정 수술(gender affirmation surgery)을 시행하는데, 이에 대해 의료인 및 의대생의 참관을 허용하고 있습니다. 해당 수술의 참관을 하고 온 의대 동기의 강력한 추천으로, 외과의사인 저 역시 감사한 기회로 참관하고 오게 되었습니다.

현재 시행되는 성별 확정 수술에는 크게 두 가지, 질 형성술(vaginoplasty)과 음경 형성술(phalloplasty)이 있습니다. 저의 경우 트랜스 여성을 위한 질 형성술 수술을 참관했습니다.

우선, 이 수술은 규모가 크고 복잡하지만, 재건성형 수술이 그러하듯 매우 정교하게 진행되었습니다. 각 단계마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, 이것이 소위 말하는 "야매"가 아닌, 교과서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표준적인 수술 방식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.

이 수술은 성형외과에서 시행되는 미용 수술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, 또 위험하기도 합니다. 특히 로봇이 들어온 후에는, 이 수술이 왜 일부 로봇으로 진행되어야만 하는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순간들(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덧붙이자면, 의료진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술 과정 자체가 위험해서입니다)이 지속됩니다.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에, 이 수술이 단순한 미용 수술을 넘어,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생명과 직결된 수술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.

의학적 관점에서 보면, 수술 과정 자체가 굉장히 흥미진진했습니다. 모든 절차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며, 의학의 발전과 인체의 신비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. 또한, 이 경험을 통해 인간의 다양성과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. 이 수술은 남성으로 태어난 사람의 성기 및 회음부를, 겉으로 보기에는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바꿔주는, 마치 마법과도 같은 수술입니다(이를 위해 귀두의 일부를 남겨 클리토리스로 만든다든지, 아주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.). 남녀가 실은 하나의 개체에서 유래했다는 걸 깨닫기에 충분한 일이었습니다.

​마지막으로 이건 여담인데, 이 수술의 참관 경험을 공유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그들의 개방성과 포용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. 우리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수용 정도를 이런 방식으로 체감할 수 있을 줄이야.

귀한 기회를 주신 김결희 교수님과 코디네이터 표영길 선생님, 그리고 참관에 동의해주신 환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.
추천0

댓글목록

답변 대기중 입니다.


개인정보처리방침

닫기